# 남을 보고 웃는 일은 쉬운거야. # The Spring of Life


요 근래에 티비를 다시 보기 시작했다. 예능부터 드라마까지 나는 모두 빠른 시간에 섭렵했다.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티비를 통해 배우는 것들이 있다. 그러나 그것은 극히 소수의 배움만이 존재했다. (* 물론 영화에서는 많은 배움을 얻을 수 있었다.) 오히려 나는 책이나 노래에서 많은 것을 배우곤 했다. 흔히 만날 수 없는 문장의 여백을 자신만의 해석으로 채울 수 있는 공간이 존재하기 때문이다. 하지만 티비는 우리에게 모든 것을 알려주었다. 문장과 화면은 수도 없이 나오고 있지만, 사람들은 그것을 그대로 받아들이곤 한다. 마치 모든 말을 순수하게 믿는 아이처럼 말이다. 특히 드라마는 더 그랬다. 누구나 꿈꾸는 세계. 그것은 우리들을 대리 만족시켜주며 인간을 멍청하게 만들었다. 그런 면에서 나는 글을 쓰기 위해 가급적 티비를 멀리했다.

<K-POP 3>가 인터넷에 열풍이 돌면서 나는 짧은 영상을 볼 수 있었다. 한 소녀가 매력적인 음색과 더불어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는 영상이었다. 그 소녀의 이름은 '권진아'였다. 그녀를 보기 위해서 나는 다시 티비를 붙잡았다. 정확하게 말하자면 인터넷으로 재방송을 꾸준히 보기 시작했다. <K-POP 3>는 기존의 <슈퍼스타 K>와 <보이스 코리아>가 지향하는 경쟁 시스템으로 만들어져 있었다. 그런 점에 있어서 사실은 많은 기대를 하지 않았다. 단지 그녀를 보기 위한 나의 노력이 담겨져있을 뿐이었다. 하지만 매 화가 거듭할수록 책에서만 느낄 수 있었던 감정들이 <K-POP 3>를 통해서 곤스란히 다가왔다. 황당하고 어이가 없었다. 티비를 '바보상자'라고 말했던 나의 말들이 빗나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. 많이 혼란스러웠다. 

그러다가 오늘 <K-POP 3>가 내게 주었던 그 감정들에 대한 원인을 알 수 있었다. 바로 <유희열>에 있었다. 그는 어린 친구들의 공연을 보며 자주 웃음을 지었다. 잘 생각하면 그의 웃음은 단순한 웃음으로 끝나지 않았다. 걱정과 아쉬움이 가득 담겨져 있는 웃음이었다. 미묘한 감정이 섞인 웃음 터졌을 때 어떻게 만들어질까. <유희열>은 울음으로 답했다. 마치 그 친구가 자신의 딸인 마냥 울음으로 미묘한 감정을 표현했다. 세상을 자세히 보면 남을 보고 웃는 것은 쉬운 일이다. 억지라도 사람들에게 웃음을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.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웃음은 그렇지 않았다. 적어도 <유희열>이 보인 울음처럼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안겨주는 '웃음'이 되어야만 했다. 그렇다고 해서 공감이 웃음을 판단하는 기준점은 아닐 것이다.

다만 <K-POP 3>를 통해 남을 보며 '웃는 것'보다 '우는 일'이 어렵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. 왜냐하면 우는 일에는 미묘한 감정의 웃음이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. 우리는 이런 웃음을 살면서 단 한번이라도 표현해야만 한다. 성공이 행복한 시대의 기준점이 된 지금, 우리는 남들의 삶을 살펴볼 여유가 없다. 아마 역설적이게 느낄지도 모르지만 그래서 티비를 멀리해야만 한다. <드라마>의 주인공이 해피 엔딩으로 끝난다는 사실을 우리가 아는 것처럼, 우리들의 웃음은 '행복'에만 맞추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. 그래서 티비는 위험하다. 간단한 예를 들자면 <힐링 캠프>가 있을 것이다. 마치 모든 것이 잘 될 것이라는 기대를 시청자들에게 만들어준다. 사실 이것에 관하여 내가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된다. 이미 우리는 경험을 하고 있으니깐 말이다. 

복잡한 감정과 미묘한 감정이 만들어내는 웃음은 울음으로 이어진다. 그것은 우리가 느껴야하는 한 가지 감정에 속하기도 한다. 물론 <유희열>과 <홍정희>가 감정을 나눌 수 있었던 이유는 티비를 통해서 만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. 서로 그 자리에서 눈을 마주치고 있었고, 또한 말을 주고 받았다. 

"스케치북으로 찾아갈게요." <홍정희>의 마지막 한마디이다. 그리고 그 말에 <유희열>은 이렇게 답했다. "정희 양의 태도와 노래하는 모습이 정말 좋다. 3주 동안 반대로 많이 배웠다. 다음에 피아노 치면서 노래하는 가수로 만나자. 난 피아노를 치고 있겠다. 우리 꼭 다시 만나자." 아름다운 장면이지만, 내게 또 다른 인생의 길을 보여준 그들에게 고마운 마음이 가득하다. 나도 누군가를 위해서 웃음을 지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.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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